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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19-11-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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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현장은 그대로인데 보여 줄 것이 없다?

김한근 시장에게 묻는 리더의 덕목

기사입력 2019-10-1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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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강릉지역에 37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사망 1명, 143세대 252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공공시설 131건, 사유시설 407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규모는 늘어나는 중)했다.
 

이와 관련, 강릉시가 피해 복구 지원 등을 논의하기 위해 강릉을 찾았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방문을 거부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민단체인 강릉시민행동, 더불어민주당 강릉시 지역위원회, 강릉시 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강릉시가 피해 지원을 거부했다며 김한근 시장 규탄 성명을 냈고, 강릉시는 사실을 왜곡했다며 반박 자료를 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은 지난 5일 이해찬 당 대표와 지도부가 KTX 열차를 이용해 오전 11시 20분쯤 태풍 피해 지역인 강릉에 도착했으나 강릉시로부터 ‘수해 복구가 끝나서 보여줄 것이 없다.’라는 이유로 사실상 방문을 거부당한 데서 시작됐다. 강릉시의 냉담한 반응에 피해 지역 방문조차 하지 못한 채 동해시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더불어 민주당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강릉시 관계자는 “방문 일정을 조율할 당시 침수됐던 지역의 물이 대부분 빠지고 복구도 안정화되고 있었다. 당 지도부가 동해지역으로 이동하기로 한 과정에서 강릉 일정도 조율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당 지도부가 방문하게 되면 어느 정도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보여줘야 하는데 산사태 등의 큰 사유가 없어 마땅히 가볼 곳이 적절치 않다고 전했을 뿐 수해 복구가 끝났다고 말한 적은 없다.”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한근 시장의 행보는 시민보다 정치적 이유를 우선으로 한 당리당략의 정치와 독선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강릉시가 더불어민주당에 밝힌 거부 사유와 달리 방문 당일인 5일, 관내 수해지역에서는 복구와 자원봉사가 계속됐으며, 다음 날인 6일(일요일)까지도 전 공무원이 수해복구 비상근무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릉시는 관련 공무원들을 통해 이번 사안을 정치적으로 왜곡하지 말라, 강원도로부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방문할 수해지역을 물색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마땅히 방문할 곳이 없다고 답한 게 전부일 뿐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되풀이할 뿐, 정작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한근 강릉시장의 공식 입장 표명이 없어 시민들의 불신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해시를 방문한 여당 지도부는 복구 지원약속과 함께 수해 의연금을 전달했다. 

뿐만 아니라 방문을 거부한 강릉시와 달리 동해시는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의 애로사항 경청, 예비비와 특별교부세 등을 가능한 한 빨리 지원해 빠른 복구가 가능하도록 당정협의를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수해 의연금 3천만 원을 전달받았다. 김한근 시장의 방문 거부가 정치적인 결정이 아니라면 강릉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수해 복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설령 수해 복구가 끝났다 할지라도 피해 주민의 애로사항을 듣고 아픔을 위로하면서 같은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실질적이고도 발 빠른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관의 일이며 리더의 소임이다. 지원 요청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더군다나 복구가 완료되지도 않은 상황인 만큼 모든 행정력과 인적 자원을 동원해서라도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 애써야 할 강릉시가 여당 지도부의 방문을 거부한 일은 시민을 위한 정치와 행정이 아닌 당리당략의 정치와 독선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경포 마라톤 대회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김한근 시장

이에 대해 강릉시는 “민주당 지도부의 방문을 거절하지 않았다. 시장의 일정을 조율할 수 없어 어렵다는 의사만 전달했다.", "강원도청에서 방문할 피해 지역을 물어왔을 때 현재 상황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피해 지역에 응급복구가 이뤄지고 있어 마땅히 보여드릴 데가 없었다."라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이날 김한근 시장은 오전에는 경포 마라톤 대회에, 오후에는 커피축제 1,000인 음악회와 신영극장에서 열린 <재혼의 기술> 시사회 참석 외에 다른 공식 일정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마땅히 보여 줄 피해 현장이 없다던 이날의 입장 표명과 달리 김한근 시장은 이틀 후인 7일 복구되지 않은 강동면 산성우2리와 귀나무골 피해 현장을 방문하는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리더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어떤 일을 요구하고 있는지, 자신의 임무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행하는 사람이다. 구성원들과 소통하면서 의견을 듣고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솔선수범과 언행일치는 기본 덕목이다. 적재적소에 능해야 하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과 사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7일까지도 복구되지 않은 강동면 산성우2리와 귀나무골 피해 현장 방문

유능한 리더는 군림이나 칭송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올바른 일을 하도록 돕는 사람이며, 그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정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터를 만드는 사람,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통해 모두에게 이로운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바로 좋은 리더이자 유능한 리더인 것이다.

자치단체장, 즉 시민의 리더는 정당과 정파를 떠나 시민을 최우선에 두고,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시민의 재산을 보호해야 하며, 시민보다 더 낮은 곳에 있어야 한다. 정무 능력은 물론 책임감마저 의심받고 있는 김한근 시장이 늘, 가장 뼈아프게 새겨야 할 기본 덕목이다. 
                                            (사진 : 강릉시, 더불어민주당)                 

이옥경 편집장 (wawo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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