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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19-11-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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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기도가 만들어낸 노추산 모정탑길

자식 위한 일념 26년간 3천여 개의 돌탑 쌓아

기사입력 2019-06-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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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4남매를 두었으나 아들 둘을 잃고 남편은 정신질환을 앓는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던 차에, 40대 중년이 된 여인의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나 하늘 아래 계곡에 돌탑 3,000개를 쌓으면 집안이 평온해질 것이라는 계시를 내린다.

 

당시 강릉 시내에 살던 여인은 돌탑을 쌓을 장소를 찾다가 1986년 하늘 아래 첫 동네 왕산면 대기리 노추산 계곡을 발견하고 26년 동안 그곳에 머물며 3,000개의 돌탑을 쌓았다.

 

전설 같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2011년 68세로 생을 마감한 차옥순 할머니. 자식의 안녕을 빌며 쌓았다는 3,000개의 모정탑(母情塔)이 어머니의 애절한 사랑을 느끼게 해 준다.

 

모정탑길로 향하는 길, 쭉쭉 뻗은 금강소나무 숲을 왼쪽에 두고 걷노라면 오른쪽으로 송천이 따라 흐르고, 모정탑길에 다다르면 크지는 않지만 맑고 찬 계곡물이 흘러내려 송천으로 합류한다.

 

모정탑은 계곡 주변의 자연석을 이용해 쌓아 올린 크고 작은 돌탑으로, 돌탑 길의 거리는 0.9㎞이며, 차옥순 할머니가 쌓은 3,000여 개의 돌탑 외에도 방문객들이 쌓아 놓은 돌탑도 제법 많다.

 

돌탑을 쌓고, 서툰 글씨로 자식들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쓰면서 올린 어머니의 기도는 얼마나 간절했을까. 차옥순 할머니가 거처했다는 움막 앞에 서면 누구나 다 가슴 뭉클한 모정을 느끼게 된다.

 

입구의 주차장에서부터 모정탑길 끝까지는 약 1.2km의 평탄한 길로, 여유 있게 걸어도 왕복 1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차옥순 할머니의 모정탑이 시작되는 계곡에 놓인 나무다리를 건너면 양쪽으로 빼곡하게 들어선 단풍나무와 참나무 등의 활엽수가 하늘을 가린다.

 

늦된 봄이 틔우는 연둣빛 새싹, 햇빛 아래 초록을 더해가는 왕성한 생명력도 좋지만,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나무가 어우러진 가을 풍경이 특히 황홀하다. 그리고 겨울이면 아름답던 그 모든 것을 훌훌 벗어버리고, 온몸으로 겨울을 견디는 나무의 장렬함과도 만날 수 있다.

 

입구의 금강소나무 숲에 위치한 노추산 힐링 캠핑장에서는 청정 자연을 즐기며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바로 앞 송천에서 물놀이와 견지낚시를 즐기거나, 산행을 원하면 모정탑길 끝에서 노추산 등산로(5.1km)로 접어들면 된다.

 

모정탑길은 2016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산림청에서 지정하는 국가산림문화자산은 산림과 함께 살아온 선조의 생활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역사적ㆍ생태적・경관적・정서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큰 유형・무형자산을 가리킨다. 

 

대기 3리 구절리 방향(한터 쪽)으로 가다 보면 노추산 산림욕장(외나무다리)이 나오고, 여기서 약 400m 아래 오른쪽 계곡으로 가면 바로 발왕산 탐방로 입구와 이어진다. 근처에 용수골 계곡도 있다.

*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산 716
* 문의: 033-640-5420
* 휴무일: 연중 개방
* 이용 시간: 상시 이용 가능
* 입장료: 무료

 

이옥경 편집장 (wawo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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